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▽ 주흥사천자문 제 2구 : 宇宙洪荒(우주홍황)

宇 우

[음훈]

집 우 (宇 ), 집 주 (宙 ), 넓을 홍 (洪 ), 거칠 황 (荒 )

[설명]

① 세상의 넓고 광막함을 이르는 말로 하늘과 땅 사이의 공간과 흐르는 세월의 유구함은 끝없이 넓고 또 막힘이 없다.

[주해]

우(宇 )란 내외(內外)의 공간, 즉 상,하,전,후,좌,우 육방의 공간을 주(宙 )란 전,후의 시간, 즉 끝없이 이어지는 과거,현재,미래로의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 말이다. 즉 나를 둘러싼 공간은 넓고도 넓어 그 끝을 헤아릴 수 없으며 시작도 끝도 없이 흐르는 시간의 흐름은 결코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. 현상은 일정한 시간, 일정한 공간이 만나는 거라 할 때 수 많은 공간과 수 많은 시간이 결합되는 경우의 수를 고려하면 지금의 나, 지금의 현상은 극히 작은 일부에 불과하나 역설적으로 이 현상이 그 많은 경우 중 단 하나라는 것에서 현존의 중요성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니 내가 존재치 않는 그 많은 시간과 공간은 아무 의미가 없고 나의 존재 곧 나로 말미암은 현존만이 오로지 가치가 있고 진정 의미가 있으며 그러기에 모든 것에 가치를 가지는 건 바로 나의 존재요 나로 말미암아 모든 것이 실재하게 된다는 개념이 발생하게 됨으로 나는 곧 시공의 작은 부분이자 유한한 것이나 또 시공의 전부요 무한이 된다는 말이다. 또한 이 공간은 항상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어제의 공간 지금의 공간 내일의 공간과 같이 시간에 따라 각기 다 다르기에 시간의 쪼갬과 늘임이 무한함에 따라 공간 또한 무한하다 하겠으며 월인천강의 개념처럼 시간 또한 한 순간이라 할 지라도 각 각의 끝없는 공간상에서 각 각의 한 순간이 있으니 무한한 공간에서 한 찰라도 곧 무한의 시간이라 할 수 있다는 뜻이다. 그런 고로, 이 구절은 단순한 물리적 시공 및 연속과 순간, 공간적 차원을 언급한 구절일 뿐 아니라 4차원적 시공을 포함하는 우주관 및 철학관을 설명한 말로 거대한 우주에서 한 공간과 일정 기간에 존재하는 인간의 존재성에 대한 고찰과 절대적이고 영구한 존재에 대한 인식 및 면면히 세대를 거쳐 이어가는 삶에 대한 태도, 즉 하늘, 자연, 순리와 천리에 대한 순응 및 도(道)의 개념이 가미된 구절로 동양적 철학/ 인생관과 존재론, 인식론 및 종교관과 우주차원론의 개념이 한 대 어우러진 언급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.

宙 주

洪 홍

荒 황