걸해골(乞骸骨)
1) 음훈 : 乞 빌 걸, 骸 뼈 해, 骨 뼈 골
2) 관련사항 : ① [준말] 걸해(乞骸) ② [원말] 원사해골(願賜骸骨) ③ [동의어] 걸신(乞身)
④ [참조] 건곤일척(乾坤一擲) ⑤ [출전]《사기(史記)》〈항우본기(項羽本記)〉, 《자춘추(子春秋)》
3) 의미 : 해골을 빈다. 늙은 재상(宰相)이 연로하여 조정에 나오지 못하게 될 때 임금에게 그만두기를 주청(奏請)함을 이르는 말.
4) 유래 : 한왕(漢王) 유방(劉邦)이 초패왕(楚覇王) 항우(項羽)에게 쫓기며 고전하고 있을 때 의 일이다. 항우가 반란을 일으킨 팽월(彭越) 전영(田榮)등을 치기 위해 출병한 사이 유방이 초나라의 도읍 팽성[彭城:서주(徐州)]을 공략했다(B.C. 203) 항우의
반격으로 겨우 형양[滎陽:하남성(河南省) 내]으로 도망쳤으나 수개월 후 군량 (軍糧) 수송로까지 끊겨 더 이상 지탱키 어렵자 항우에게 휴전을 제의했다. 이에 응하려는 항우를 아부(亞父:아버지 다음으로 존경하는 사람이란 뜻) 범증(范增)이 반대, 보류케 되자 이를 안 유방의 참모 진평(陳平)이, 첩자를 풀어 초나라 진중 (陣中)에 '범증이 항우 몰래 유방과 내통하고 있다'는 헛소문을 퍼뜨렸다. 이에 화 가 난 항우가 은밀히 유방과 강화의 사신을 보냈다. 진평은 항우를 섬기다 유방의 신하가 된 사람으로, 성급하고도 단순한 항우의 성격을 간파하여 쓴 이간책이 맞 아떨어지자 장량(張良)등 여러 중신(重臣)과 함께 사신을 정중히 맞이하며 이렇게 물었다. "아부(범증을 지칭)께서는 안녕하십니까?" "나는 초패왕의 사신으로 온 사 람이요." 사신이 불쾌한 말투로 대답하자 "뭐, 초왕의 사신이라고? 난 아부의 사신 인 줄 알았는데 ……."하며 짐짓 놀란 체하면서 성찬을 소찬(素饌)으로 바꾸게 한
뒤 말없이 방을 나가 버렸다. 사신이 돌아와 이를 보고하자 항우는 범증이 유방과 내통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고 그의 모든 권리를 박탈했다. 이에 크게 노한 범증 이 "천하의 대세는 결정된 것과 같사오니, 전하 스스로 처리하시오소서. 신은 이제 '해골을 빌어[乞骸骨]' 초야에 묻힐까 하나이다."라는 말을 남기고 낙향해 버렸다. 진평의 책략으로 항우는 어리석게도 유일한 모신(謀臣)을 잃고 말았으며 범증은 팽성으로 돌아가던 도중에 등창이 터져 75세의 나이로 죽었다 한다.
『주(註)』
[ ⼔ 소찬(素饌) : ① 고기나 생선이 들어가지 아니한 반찬. ② 남에게 식사를 대접할 때 의 겸양의 말.
⼔ 등창[背瘡] : 한의학에서, 등에 등에 나는 큰 부스럼을 일컫는 말.